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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으로 본 세상]클로락스(살균소독표백제), 함부로 사용하면 위험물질

여성이 전담했던 가정 일을 분담해서 처리하는 가정의 수가 늘고 있으며, 분담하는 일의 영역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아마도 청소와 세탁일 것이다.
 

물론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세탁과 청소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세탁과 청소에 사용되는 세제는 그 종류도 많고, 사용 법도 제품마다 달라 사용법을 잘 익히지 않으면 세탁과정에서 옷을 망치게 되거나, 잘못 사용한 세제로 인해 병원신세를 지는 일도 발생한다.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등을 제거하고 청결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소독약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염소계 표백제이며, 흔히들 말하는 클로락스(chlorax)는 염소계 표백제 중에서 대표적이다.

염소계 표백제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실제로 염소(Cl2)가 들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염소 자체는 매우 강력한 산화력을 가진 녹황색 기체이다.


공기 중에 1000 ppm 정도만 있어도 매우 치명적인 독가스이다. 세계 1차 대전에서 독일군에 의해 독가스로 처음 사용된 전력도 있다. 상온에서 물에 1 리터에 염소가 약 2.5 리터 정도 녹는다.

염소가 물에 녹는다(용해)는 것은 염소가 물과 반응하여 염산(HCl)과 하이포아염소산(HClO: hypochlorous acid)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하이포아염소산(차아염소산이라고도 한다)은 분자식을 HClO로 표기하는 대신에 HOCl로 표기해도 상관이 없다. 후자의 경우는 분자내에서 원자들이 어떻게 배열되었는지 나타내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어떤 물질(용질)이 극성을 띠고 있으면 물이 극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물에 잘 녹는다. 반대로 극성을 띠지 않은 물질은 물에 잘 녹지 않는다. 염소자체는 극성을 띠지 않아 원칙적으로는 물에 녹기가 매우 힘들지만, 화학반응을 통해서 분해되기 때문에 물에 용해되는 것이다.


염소는 물과 반응하여 산을 생성하기 때문에 수산화나트륨(NaOH) 용액에는 더 많은 염소가스가 녹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산성을 띠는 물질은 산성용액보다 염기용액에 더 잘 녹으며, 마찬가지로 염기성을 띠는 물질은 산성용액에 더 잘 녹으며, 염기용액에는 덜 녹는다.

염소가스를 수산화나트륨 용액에 녹인 결과 생성되는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NaOCl)은 살균력이 강한 표백제이다.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은 결국 염소가스와 수산화나트륨을 반응시켜 얻는 것이다. 소금물(NaCl)을 전기분해(electrolysis)하면 한쪽 전극에서 염소가스가 발생하고, 다른 쪽 전극에서는 수산화나트륨이 만들어 진다.

따라서 두 전극을 분리하지 않고 전기분해를 하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이다. 전기분해는 전기에너지를 화학 반응계에 넣어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을 말하며, 전기에너지를 넣을 때 사용되는 전기가 통하는 금속 혹은 탄소등을 전극이라고 한다.

소금물은 2개의 전극을 담그고 전극에 전기에너지를 가하면(보통 전류를 전극으로 흘리면 된다) 전기분해가 진행된다. 가정에서 옷을 세탁하는데 사용하는 세제에는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이 약 5 퍼센트 정도 포함되어 있으며, 물 소독에 사용하는 약품에는 약 12 퍼센트, 수영장의 소독에 사용되는 소독약에는 약 30 퍼센트 정도 포함되어 있다.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은 물과 반응하여 수산화나트륨과 하이포아염소산으로 변한다. 만약에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NaOCl)이 물에 녹아 있는 하이포아염소산 음이온(OCl-)으로 그대로 있으면 산화력도 그다지 크지 않고, 살균작용도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그러나 물과 반응 결과 생성된 하이포아염소산(HOCl)의 산화력은 과망간산칼륨(KMnO4) 보다 크며, 과산화수소(H2O2)에 버금간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의 세포막은 바깥은 음 전하을 띤 지질막이므로 하이포염소산 음이온은 지질막을 교란시키기 위해 침투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음이온 지질막은 음이온들을 정전기적으로 반발하여 음이온의 세포막 침투를 어렵게 한다. 그러나 중성으로 변한 하이포아염소산은 음이온보다 지질막으로 접근이 더 용이하고, 크기도 작아 지질막을 교란시키는데 이상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침투한 하이포아염소산의 산화 작용에 의해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의 내부 구성물 들이 변화되면 자연히 균들이 죽게 되는 것이다.


침투한 하이포아염소산은 세포막의 전위를 변화시켜 박테리아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당을 소화시키는 효소(glycealdehyde 3-phosphate dehydrogenase)의 작용을 억제하여 결국 박테리아가 제 기능을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 세제(락스)는 매우 산화력이 강해서 취급할 때 주의해야 한다.

특히 수영장 소독등에 사용되는 농도가 진한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등은 절대로 손으로 직접 만지지 말아야 한다. 심할 경우에 피부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용액이 눈으로 들어가면 즉시 물로 씻어내야 한다. 또한 유기물질을 포함하는 오염된 물이 하이포염소산 나트륨과 만나면 암 유발을 촉진할 수 있는 삼염소메탄(trichloromethane)과 같은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집에서 사용하는 청소용 세제들과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과는 섞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산이 포함된 세제와 반응하여 염소가스를 발생시킨다. 염소가스는 농도가 약 3 ppm 정도만 되도 눈이 따갑고,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다.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을 이용하여 화장실에 오줌을 닦아내는 일도 삼가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오줌에는 암모니아가 포함되어 있으며, 암모니아와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과 반응하여 생성되는 염소가 포함된 아민 화합물은 매우 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염화아민이 포함된 공기를 오랫동안 맡으면서 일해온 노동자들은 천식증세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보고도 있다.


세제를 구입하고 나서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그 효력이 떨어진다. 그 이유는 하이포아염소산 나트륨이 분해되어 염소산 나트륨(Na2ClO3)과 산소(O2)로 변질된다. 변질(분해) 과정은 빛에 의해 촉진이 되므로 사용 전에 분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세제는 불투명한 플라스틱 병에 담겨 팔리고 있다.

하이포아염소산 이온은 인간이 만든 인공합성 화학물질이 아니다. 하이포아염소산 이온은 백혈구 세포에서 생성되어 침투하는 세균을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이 균에 감염이 되면 효소(haloperoxidase, myeloperoxidase)를 작동시켜 몸 속에 있는 염소이온과 과산화수소를 이용하여 하이포염소산 이온이 생성되면서 외부 침입자들을 물리치는 것이다.

인간들이 세계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들도 세상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자연물질이 아닐까 싶다. 자연의 과학적 정교함과 신비감은 흔히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통해서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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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 동국대 화학과 교수

출처 : 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061031000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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